[CM사례]CM시장은 자연적으로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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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작성일
2003-10-22 16:2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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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호 본지 논설위원/KOPEC 상무


중동건설붐 이후 잘 나가던 우리경제도 한때 실책으로 결국 IMF를 맞는 불운을 겪었다.
IMF체제를 겪으면서 우리정부는 부족한 국가재원을 충원하기 위하여 홍콩 등 해외에서 70년대부터 운용되어오던 민간자본SOC사업을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 중 인천국제공항철도사업은 인천국제공항과 서울도심간 편리한 교통수단 제공, 고속도로/일반도로의 접근 취약성 보완, 공항개항에 따른 대단위 수송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민자 SOC 사업으로 1997년 고시되었다.
인천공항철도사업은 총연장이 61.5km인 복선전철이고 총 투자비는 5조 5075억인 대형 프로젝트로서 정부측과 기나긴 협상끝에 2002년 3월 착공하였다.
이중 1단계인 신공항-김포공항구간은 2005년, 2단계인 김포공항-서울역구간은 2008년 완공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운영기간은 2단계완공후 32년이다.
공항철도의 특징은 국내외 턴키계약자간의 Interface와 경의선 등 국철과 서울지하철 등 타 철도시설과의 설계 및 시공상의 Interface 사항이 많다는 점이다.
황정한단장과 공항철도사업의 성공적인 수행하기 위해 해외 선진 PM사와 J/V형식으로 사업관리업무를 수행하기로 하였고, 이에 D&M그룹으로부터 국내사 주도형 사업관리제안서를 접수하였고, 이 제안서를 기준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사업을 착수하였다.
하지만 북한사업의 과투자와 왕자의 난으로 바야흐로 현대건설 거함은 유동성자금위기에서 못 벗어나고 부실기업으로 서서히 침몰이 되어 갔었다.
이 여파로 D&M그룹과의 선약을 파기하고 전격적으로 해외 주도형 PM으로 타 외국PM사와 해외금융조달조건하에 MOU를 체결하였다가 또다시 파기하고, 난항을 거듭하다가 최근에는 사업시행자인 SPC와 국내/해외 PM용역사가 통합PM조직으로 사업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벌써 사업을 착수한지도 2년반이 넘은 이 프로젝트에서 사업관리를 수행함에 있어서 참으로 힘든 일들이 많았다.
그중 아직도 미안한 것은 D&M그룹사의 영업담담 부사장급 임원 3명이 공항철도의 PM용역의 수주실패로 전격 해임되었던 일이다.
이 사업에 참가하면서 느낀 점은 주주 회원사들인 사업주체들의 자기 책무와 권한에 대한 이해부족과 혼란, 사업수행조직간 역할분담의 불명확으로 사업혼선, 절차서와 문서 및 코드의 미정립으로 데이터베이스구축의 지연 및 자료공유의 어려움, 철도 비전문가 중심으로 이루어진 조직운영에 의한 의사결정 장기화로 많은 공기지연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도 여기서 난 잉크 한 방울의 위력, 악화의 경영논리, 장자의 개구리철학의 속뜻, 해범의 善因樂果 惡因苦果, 생존게임의 허와 실을 알게 되었고, 특히 경영조직의 인선이 얼마나 사업성패에 많이 영향을 미치고 좌지우지함을 재삼 알게 되었다.
근래 북경-상해간 고속철도공사로 세계철도계가 떠들석하다.
이 철도의 사업개요는 연장 1,307km (29개역), 총사업비 1,200억위엔(약 18조원), 사업기간은 착공후 약 7년, 설계 최고속도는 350km/hr (운행 최고속도 300km/hr), 운행시간은 6~7시간(현재보다 10시간 단축)이다.
앞으로 세계의 실크로드는 불라디보스톡에서 유럽까지 연결되는 12,000KM인 시베리아철도(TSR)와 연결되는 다국적 철도망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입장에선 TSR과 경원선, TSR-TCR·TMR·TMGR-경의선과의 연계철도망을 조속히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이를 고려할 때 우리철도건설의 중국진출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참여정부의 외교정책인 ‘동북아중심 국가건설’과 일맥상통하고, 대통령의 중국방문시 10대 사업협력중의 하나이며 북한의 교통망 개방을 앞당겨 우리 상품의 물류비를 줄일 수 있고 중국의 경제대국화와 한국의 북방진출로의 세계화전략과 합치된다는 점이다.
우리철도기술이 중국시장에 참여하면 유리한 점이 무엇일까?
첫째, 우리 고속철도건설 기술 측면은 국제적인 수준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미 1979년 이락북부철도공사를 착수하였고 1992년 경부고속철도 착수하여 25년 정도 국내 해외 고속철도건설의 경험 및 기술축적이 풍부하다.
둘째, 우리 철도기술의 특화 측면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설계·시공위주의 후진형에서 종합건설경영으로의 선진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호기며, 향후 한중합작으로 고부가사업인 철도의 세계 건설시장에 참여가 용이하다.
셋째, 교통 경제적인 측면을 들 수 있는데, 차세대의 황금교통로 및 대륙간 국제물류수단은 철도중심이고, 한중일 연계철도망건설의 우선권 확보로 경제도약의 발판에 기여할 수 있고 타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부에 바라는 것은 중국철도사업에 국내 기관 및 기업이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각 분야별 전문가로 이루어진 TF팀을 조속히 구성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 지원하고, TF팀 팀원들은 조속히 철저한 현지답사후 우리기술의 SWOT를 분석하여, 철저한 현지화 전략, 중국고객중심 전략, 프로젝트 Risk의 최소화 전략 등을 수립하여야 하고, 중국정부가 뭘 원하는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이를 토대로 현실적인 중국시장의 진출계획이 수립되면 거시적인 국가 전략정책으로 배려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사업관리발전을 위해 몇 마디 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나라의 건설산업이 보다 선진화하기 위해선 설계, 시공, EC, EPC, EPCM 등의 업역이 자연적으로 조정되고 성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이루어져야 하고, 정부는 특정 분야의 업역보호를 위한 쇄국적 정책에서도 탈피해야 한다.
둘째, 사업관리자가 발주자의 대리인으로서 법적지위 강화 및 업무수행을 하도록 하고, 발주자, 감리자, 사업관리자 조직간의 명확한 사업수행체계를 확립하여야 한다.
셋째 민자사업의 발전을 위해선 SPC조직구성원의 전문성에 대한 사전심사제의 도입검토가 필요하며, 주주사의 자격과 계약자로서의 의무를 분명히 하도록 제도화하여야 하며, 민자사업도입시 기본원칙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하며 여론에 의한 수익성보장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점이다.
넷째 소련 중국등 많은 나라에서 그러하듯이 사업관리자가 직접 프로젝트를 경영을 하기위해선, 평소 기술자들이 모자란 경제분야의 지식을 함양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한국건설산업은 보다 투명해 질 수 있고 선진화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