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울리는 금융권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3-09-26 09:1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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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대출 담보대출로 전환 안해주고 대출 상환 압박
 #1.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을 통해 복합시설을 준공한 A건설사는 울상을 짓고 있다. 복합시설 준공에도 불구하고 B은행이 PF대출을 담보대출로 전환해주지 않으면서 높은 PF대출 이자를 고스란히 물고 있어서다. #2. C저축은행으로부터 담보대출을 받은 D건설도 C저축은행이 파산하면서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담보물은 부실채권으로 전락해 공매로 나왔고 이로 인해 D건설은 위기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돼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금융권이 건설사를 고사 위기로 내몰고 있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지 않거나 채권 회수에만 몰두하면서 건설사들의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A건설은 B은행을 상대로 PF대출을 담보대출로 전환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PF대출을 담보대출로 전환하면 A건설은 2% 정도의 이자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수치상으로는 불과 2%에 불과하지만 PF대출 금액이 막대해 A건설 입장에서는 절감한 이자비용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B은행은 대주단에 참여한 다른 금융사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출 전환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겉으로는 대주단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이자수익을 줄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A건설 관계자는 “PF대출을 담보대출로 전환해 금리를 낮추면 꽉 막힌 자금줄이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다”며 “그러나 금융사들은 대출 전환을 해 줄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D건설은 저축은행의 파산에 따른 채권 회수, 부실채권 매각, 자금난 지속이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D건설의 악순환은 거래하고 있던 C저축은행의 파산에서부터 비롯됐다. C저축은행의 파산으로 기존 담보대출에 대한 상환 압박이 거세졌다. C저축은행은 담보물 매각을 통해 채권 회수에 착수했고 D건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공매를 통해 담보물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시장에 나온 담보물이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면서 D건설은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돌아 신규 공사 수주에 애를 먹고 있다. D건설 관계자는 “대출 상환을 위해 담보물을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경기 침체로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금융권이 기다려주지 않으면서 건설사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